▲ 황선홍 감독. ⓒ대한축구협회
▲ 황선홍 감독. ⓒ대한축구협회

[스포티비뉴스=화성, 박건도 기자] 자가진단은 마쳤다. 빠르게 방향을 찾아야 할 때다.

황선홍 감독이 이끄는 23세 이하(U-23) 축구 대표팀은 26일 화성종합경기타운에서 열린 친선 경기에서 우즈베키스탄과 1-1로 비겼다.

약 3개월 만의 공식 경기였다. 황 감독은 지난 6월 우즈벡에서 열린 U-23 아시안컵에 나섰다. 당시 대표팀은 8강에서 일본에 0-3 충격 패하며 탈락했다.

절치부심한 황 감독은 새 판 짜기에 돌입했다. 2024 파리 올림픽을 정조준해 U-21 선수 위주로 팀을 꾸렸다. 지난 아시안컵에서 명단을 대폭 수정했다. 황선홍호 2기는 지난 18일부터 화성에서 구슬땀을 흘리고 있었다.

이미 우즈벡과 한 차례 비공식 평가전은 치렀다. 당시 대표팀은 1-1로 비겼다. 우즈벡의 전력을 어느 정도 파악한 황 감독은 “우즈벡의 빠른 공수 전환을 확인했다. 조직적인 팀이더라”라고 설명했다. 이어 “우리는 컴팩트한 축구와 밸런스를 위주로 훈련했다. 수비 조직력을 점검할 생각이다”라고 예고했다.

공언한 바와 달리, 첫 공식 평가전에서 다소 실망스러운 경기력을 남겼다. 상대 압박에 고전하며 황 감독이 추구하는 색깔을 드러내지 못했다.

황 감독은 4-4-2 포메이션을 꺼내 들었다. 오현규(21, 수원 삼성)는 이날 중앙 공격수로 나섰다. 상대 수비와 적극적으로 맞서는 선봉장 역할을 자처했다.

▲ 전방에서 고군분투한 스트라이커 오현규(수원 삼성). ⓒ대한축구협회
▲ 전방에서 고군분투한 스트라이커 오현규(수원 삼성). ⓒ대한축구협회

전반 초반부터 우즈벡 수비진은 오현규를 쉽게 놓아주지 않았다. 수비 진영에서 넘어온 공을 지키는 건 오로지 오현규의 몫이었다.

사실상 경기 양상의 희생양이었다. 우즈벡은 전방 압박으로 한국의 롱볼을 유도했다. 정확한 빌드업이 아닌 걷어내기에 가까웠다. 오현규는 하프라인까지 올라와 공을 따내는 데 집중했다.

한국의 포문을 연 것도 오현규였다. 7분 오현규는 단독 드리블로 하프라인에서 상대 문전까지 도달했다. 왼발 슈팅을 날렸지만, 골키퍼 정면으로 향했다.

위험한 순간도 있었다. 25분 오현규는 알리벡 다브르노프의 강한 파울에 쓰러졌다. 공중에서 떨어지며 그라운드와 충돌했다. 부상이 의심될 만한 상황이었지만, 오현규는 금방 털고 일어났다.

내내 고전했던 한국은 전반 막바지가 돼서야 결정적인 기회를 맞았다. 오현규가 코너킥 혼전 상황을 왼발 슈팅으로 마무리했다. 수비의 육탄 방어에 막히며 아쉬움을 삼켰다.

전반전을 무실점으로 막았지만, 긍정적으로 바라보기는 어려웠다. 골키퍼 김정훈(21, 김천 상무)의 선방이 없었다면, 일찌감치 실점을 내줄 뻔한 순간이 여럿 있었다.

▲ 조현택(부천FC1995)의 프리킥 한 방이 황선홍호의 체면을 살렸다. ⓒ대한축구협회
▲ 조현택(부천FC1995)의 프리킥 한 방이 황선홍호의 체면을 살렸다. ⓒ대한축구협회

주도권을 완전히 내주더니, 결국에는 일이 터졌다. 후반 3분 지야노프 루슬린이 손쉽게 뒷공간을 뚫어내더니 골망을 갈랐다. 심지어 12분에는 프리킥에서 헤더 추가실점까지 내줄 뻔했다. 김정훈이 손끝으로 쳐내며 위기를 넘겼다.

후반 중반이 돼서야 어느 정도 패스길이 열렸다. 힘이 떨어진 우즈벡의 압박이 살짝 헐거워졌다. 고영준(21, 포항 스틸러스)이 미드필드부터 상대 압박을 간신히 풀어 나오며 슈팅까지 마무리했다.

프리킥 한 방이 체면을 살렸다. 조현택(21, 부천FC 1995)이 34분 환상적인 왼발 슈팅으로 득점에 성공했다. 경기는 추가 득점 없이 끝났다.

불만족스러운 경기력에 황 감독은 발전 의지를 내비쳤다. 황 감독은 경기 후 기자회견에서 “시간이 필요하다. 첫 평가전이었다. 원활하지 않았던 부분도 있지만, 긍정적인 면도 봤다. 앞으로 고민할 부분이 많다”라고 말했다.

이제 출발을 알렸지만, 숙제는 이미 산더미처럼 쌓인 듯하다. 파리 올림픽 예선은 당장 내년이다. 황선홍호의 방향을 빠르게 잡아야 할 때다.

저작권자 © SPOTV NEWS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