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긍정적인 내용의 멀티홈런으로 기대감을 되살리고 있는 코디 벨린저
▲ 긍정적인 내용의 멀티홈런으로 기대감을 되살리고 있는 코디 벨린저

[스포티비뉴스=김태우 기자] 2017년 신인상, 그리고 2019년 47홈런을 기록하며 내셔널리그 최우수선수(MVP)에 오를 때까지만 해도 코디 벨린저(27‧LA 다저스)의 앞길에는 거침이 없어 보였다. 호쾌한 스윙, 역동적인 플레이는 팬들의 마음을 사로잡기 충분한 매력이 있었다.

그러나 벨린저는 2020년 이후 극심한 부진에 빠졌다. 2020년은 코로나19로 인한 단축 시즌이니 그러려니 했는데, 지난해 95경기에서 타율 0.165라는 충격적인 수치를 기록하며 모두를 ‘멘붕’에 빠뜨렸다. 연봉조정자격 마지막 해 협상을 앞두고 방출 루머가 돌 정도였다. 벨린저의 스윙은 여전히 호쾌했지만, 방망이에 공은 맞지 않았다. 팬들은 1700만 달러(약 220억 원)짜리 선풍기라고 비아냥댔다.

그런 벨린저는 올해도 사실 고전 중이다. 시즌 100경기에서 타율은 0.212에 그쳤다. 물론 수비에서의 공헌도는 있겠으나 벨린저를 인내심 있게 쓰고 있는 다저스의 전략이 고집처럼 보일 정도다. 벨린저가 2020년 이후 251경기에서 기록 중인 타율은 단 0.202, 조정 OPS는 리그 평균보다 24%나 떨어진다.

그 벨린저가 살아나는 것일까. 8일(한국시간) 다저스타디움에서 열린 샌디에이고와 경기에서 그 가능성을 내비쳤고, 현지에서는 또 설왕설래가 이어지는 중이다. 벨린저는 이날 시즌 14‧15호 홈런을 나란히 터뜨리며 팀 승리의 주역이 됐다. 경기 후 수훈 선수 인터뷰의 영예를 안은 선수 또한 벨린저였다.

벨린저가 부진에 빠진 뒤 가장 도드라진 지표는 패스트볼 대처가 안 된다는 것이었다. 시속 95마일(153㎞) 정도만 넘어도 공을 맞히지 못하는 경우가 많았다. 준비 자세가 늦다는 지적 속에 지난해에는 타격폼까지 수정했지만, 결과적으로 궁극적인 해결책은 아니었다. 올해 타율이 낮은 것도 상당 부분은 패스트볼 대처 능력과 연관이 있었다.

그러나 벨린저는 8일 경기에서 패스트볼을 받아쳐 가운데 담장을 넘겼다. 3회 14호 홈런은 다르빗슈 유의 95마일 패스트볼이 가운데 몰리자 홈런을 만들었다. 7회 15호 홈런은 루이스 가르시아의 시속 100마일(161㎞) 패스트볼이 스트라이크존에서 약간 낮은 쪽으로 들어갔음에도 정확한 타이밍에 때려 역시 가운데 담장을 넘겼다. 구질, 구속, 타이밍, 타구의 방향까지 모두 완벽한 홈런이었다. 그래서 기대를 걸 만한 구석이 있다.

벨린저는 4월 장타율 0.438, 5월 장타율 0.378, 6월 장타율 0.368, 7월 장타율 0.353으로 장타율이 끝없이 떨어졌다. 하지만 8월은 냄새가 조금 다르다. 8일 멀티홈런은 물론, 8월 경기에서 2루타 이상의 장타를 곧잘 만들어내며 0.762의 뛰어난 장타율을 기록 중이다. 

벨린저에게 이제 3할의 정교한 타격을 기대하는 이는 없다. 그러나 타순 곳곳에서 상대 투수의 간담을 서늘하게 하는 대포를 터뜨려준다면 그것만으로도 다저스 타선에 큰 이득이 된다. 포스트시즌과 같이 빡빡한 승부에서 터진다면 바랄 것이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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