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올 시즌 뛰어난 타격을 선보이고 있는 LG 문성주 ⓒ곽혜미 기자
▲ 올 시즌 뛰어난 타격을 선보이고 있는 LG 문성주 ⓒ곽혜미 기자

[스포티비뉴스=김태우 기자] 얼마 전 성대한 은퇴식을 치른 박용택 KBSN 해설위원은 19년의 현역 동안 통산 2504개의 안타를 친 전설이다. 그 2504개의 안타를 오롯이 LG를 위해 바쳤다는 점에서도 높은 평가를 받는다. 

단순히 안타만 많이 친 게 아니라, 현역 시절부터 타격 이론을 많이 공부하고 항상 씨름했다. 타격 이론에 대해 이야기하는 것을 즐겼고, 또 논리적으로 설명할 수 있는 능력도 있었다. 준비된 지도자라는 말이 괜히 나오는 게 아니다.

그런데 그런 박 위원의 입에 나온 LG의 타격왕 후보는 의외였다. 이미 타격이 검증된 김현수나 홍창기가 아닌, 한 선수의 페이스에 주목했다. 박 위원은 8일 잠실구장에서 열린 두산과 LG의 경기의 해설을 맡은 도중 올 시즌 타격왕 레이스에 대해 언급하며 이정후(키움), 이대호(롯데) 등 다른 선수들과 함께 문성주(25)의 레이스 합류를 점치기도 했다. 아주 조심스러운 어투였지만, 박 위원의 예상은 큰 화제를 모았다.

좌투좌타 외야수인 문성주는 9일까지 시즌 54경기에 나가 타율 0.347(170타수 59안타), 3홈런, 26타점, 7도루, OPS(출루율+장타율) 0.930을 기록 중이다. 전형적인 장타자는 아니지만 정확한 콘택트를 통해 안타를 생산하고, 2루타 이상의 장타도 곧잘 만든다. 출루율(.448)도 높은 편이다. 규정타석에 미달해 타격 순위표에 들어오지는 못했으나 이 페이스라면 레이스에 뛰어들 만한 성적을 보여주고 있다.

타격 장인인 박 위원이 공개된 방송에서 단순히 팀 후배를 챙기기 위해 그런 이야기를 하지는 않았을 것이다. 관계자들은 다 이유가 있다고 이야기한다. 안치용 ‘스포츠타임 베이스볼’ 크루 또한 박 위원의 이야기에 고개를 끄덕이며 안타를 많이 만들어낼 수 있는 유형의 타자라고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기본적으로 가지고 있는 타격 매커니즘이 좋다는 것이다.

안 위원은 “저런 체격의 선수들을 보면 출루에 목적을 두고 끊어 치려는 선수들이 많은데 문성주는 다르다. 제대로 된 타격을 끝까지 한다”면서 “타격 장면을 보면 파울이 되든 정타가 되든 배트가 뒤에 남아 있다. 흔히 말하는 인아웃 스윙이 잘 된다. 그러다보니까 방망이가 나올 때 맞는 면이 너무 많다. 이런 친구들이 에버리지가 좋다”고 칭찬했다. 

우측 방향이든 좌측 방향이든 다양한 코스로 안타를 날려 보낼 수 있는 능력을 갖추고 있고, 여기에 힘까지 다부지게 배달하니 안타 확률이 높아질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안 위원은 “순수한 타자로만 보면 롱런을 할 수 있는 타자”라면서 “사실 정타로 만드는 안타 개수는 3할 대 타자들이라면 다들 비슷하다. 다만 3할을 치려면 좋은 코스로 빠져 나가는 타구들이 반드시 필요하다. 결국 시즌이 끝나면 그 차이가 안타 15~20개를 가른다”면서 문성주가 고타율을 계속 유지할 수 있을 것이라 기대했다.

타격에 가장 기본이 되는 선구안도 뛰어난 편이고, 타석에서의 참을성도 있다. 이런 유형의 타자는 투수들을 괴롭힌다. 안 위원은 “라인업 9명 중 저런 친구가 1명 정도는 무조건 필요하다. 선구안도 좋은 편”이라면서 언젠간 찾아올 슬럼프에도 비교적 잘 대처할 가능성을 제시했다.

어쩌면 자리가 관건일지도 모른다. LG 외야는 김현수 박해민 홍창기라는 확실한 선수들이 있기 때문이다. 문성주와는 반대 유형에서 큰 기대를 모으는 거포 자원 이재원도 있다. 상대적으로 수비력이 떨어지는 문성주로서는 팀 내 경쟁을 확실하게 뚫는 것이 우선이다. 다만 이 정도 타격감이라면 없는 자리라도 만들어야 할 판이다. 꼭 타격왕까지는 아니더라도, 앞으로 찾아올 몇 가지 난관을 잘 이겨내 풀타임을 버틸 수 있다면 내년에는 더 기대할 만한 타자가 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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