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스포티비뉴스=김태우 기자] 8일 퇴출이 공식적으로 확정된 SSG 외국인 타자 케빈 크론(29)은 그라운드 밖에서는 유쾌했던 선수였다. 한국에서 성공하고자 하는 의지가 강했고, 동료들과 잘 지냈다. 훈련 태도에서도 지적을 받은 적은 없었다.
타격에 대해 스트레스도 많이 받고, 고민도 많은 선수였다. 오죽했으면 미신도 곧잘 믿었다. 크론은 자신의 방망이를 타격이 잘 되고 있는 동료 선수의 몸에 사정없이 비비곤 했다. 좋은 기를 받으려는 몸부림(?)이었다. 심지어 정말 안 맞을 때는 물리치료를 할 때 쓰는, 전기가 흐르는 치료기를 자신의 방망이에 갖다 대기도 했다. 심폐호흡이라도 하는 듯했다. 동료들은 웃으면서도, 또 마냥 웃지는 못했다.
부진을 긍정적인 에너지로 승화하려는 노력이기도 했지만, 그만큼 많은 스트레스를 받았다는 의미도 된다. 크론의 힘은 진짜였다. 일단 방망이에 맞기만 하면 타구는 총알같이, 그리고 멀리 날아갔다. 크론은 퇴출 전까지 67경기에서 259타석을 소화하며 11개의 홈런을 쳤다. 타석당 홈런 개수는 리그 상위권이었다. 수비도 곧잘 잘했다. 기대 이상이라는 평가가 나왔다.
그러나 방망이에 잘 맞지 않는다는 게 문제였다. 크론의 타율은 0.222에 그쳤다. 공이라도 잘 봐야 하는데 그렇지도 못했다. 68개의 삼진을 당한 건 거포의 숙명상 어쩔 수 없다 쳐도, 볼넷을 9개밖에 고르지 못했다. 타자의 미래 선행지표로 널리 쓰이는 볼넷/삼진 비율이 너무 떨어지면서 SSG도 교체를 고려하기 시작했다. 부진에서 쉽게 탈출할 수 없을 것으로 본 것이다.
노력을 안 한 건 아니었다. 스프링캠프 당시 몸이 다소 둔하다라는 평가를 받은 크론이었다. 코칭스태프의 지시에 따라 체중을 감량했다. 낮은 쪽, 바깥 쪽, 변화구에 대한 약점은 뚜렷했다. 그래서 높은 쪽에 초점을 맞추고 들어가 낮은 쪽에 방망이를 내지 않기 위해 노력하기도 했다. 그러나 크론의 약점을 간파한 KBO리그 투수들의 변화구를 이겨내지 못했다.
이진영 SSG 타격코치를 비롯한 지도자들은 “훈련량이 적은 것도 아니고, 항상 일찍 나와 성실하게 훈련을 한다. 그런데 성적이 좋지 않다”고 아쉬워했다. 결국 6월부터 퇴출 논의가 나오기 시작했고 이것이 공개되며 크론은 심리적으로 쫓기는 상황에 이르렀다. 때마침 전의산이라는 거포 1루수가 나와 출전 시간마저 줄어들었다. 쫓긴 크론은 자신의 마지막 몇 타석에서, 장점이었던 패스트볼 공략조차 못하는 선수로 전락해 있었다. 멘탈적으로 완전히 무너진 상태였다.
사실 외국인 선수의 기량을 반 시즌 성적에 재단하는 건 옳지 않은 일일지 모른다. 좋은 기량을 가지고 있다 하더라도 적응을 못해 망친 케이스도 있고, 어떤 딱 한 번의 고비를 넘기지 못한 채 기회를 뺏겨 망하는 경우도 있다. 다만 외국인 선수를 오래 기다려줄 수 없다는 냉정한 현실은 예나 지금이나 같다. SSG는 외국인 외야수 후안 라가레스가 후반기 합류해 크론의 외국인 타자 슬롯을 메울 예정이다.
관련기사
- "카톡지옥" 남주혁 학폭의혹 진실공방
- '너무 끔찍해' 동료 부상에 김하성 기도했다
- 돌아온 WBC, 시작부터 한일전…본선 조편성 발표
- KIA 레전드 '파노니 독특하다, 조금 더 지켜볼 필요 있다'
- 468억 쓴 日 투수 설마 마이너리그행? 토론토, 칼 빼드나
- 오타니·마차도·저지·골D 등…ML 올스타 선발 확정
- "병호 형은 못 따라갑니다"…LG 홈런기계, 겸손하나 강하다
- '김광현 9승' SSG, ‘KK Winning Plan 9단계’ 실행
- “커브 던져, 전력투구해” 동료들의 조언...KIA 영건 성장 밑거름 됐다
- "정신, 육체, 기술 너무 다 바닥"…강승호 향한 악바리 스승의 응원
- [최지만 게임노트] 최지만 선제 타점 뽑았지만…TB 연장 끝내기 보크 패배
- [LAA 게임노트] '트라우타니' 나란히 홈런 포함 3안타 치면 뭐하나…BAL에 끝내기 패배
- [스포츠타임] 올스타 두 명이 밥상 다 차려놨는데…왜 먹질 못하니
- 0에서 100을 만들어냈다…이제 KBO리그 최초를 꿈꾼다[SPO 인터뷰]
- [다저스 게임노트] '0-3→4-3' 다저스, 9회 동점·10회 끝내기 역전승…5연승
- [김하성 게임노트] 완벽한 리드오프 김하성, 멀티히트 3출루…SD, SF 잡고 연승
- [스포츠타임] 김하성 7월 기록이 말합니다…'1번 제법 잘 어울려요'
- 김강민-최지훈으로도 짜증나는데 MLB 골드글러브 가세… SSG 외야 철벽되나
- KIA 박동원 왼발목 염좌로 전반기 마감...올스타전 출전도 불발[SPO광주]
- 류현진은 부상, 기쿠치는 부진… 토론토의 원대한 전략, 효과 못보고 깨지나
- "공은 좋은데…" 방출 설움도 견딘 37살 베테랑, 뭐가 문제일까
- 김하성이 트레이드 카드라고? SD, 중견수 영입 루머… 타티스 유격수 가나
- KIA에 약했던 김범수 투입 결정, 수베로 감독 “힘든 상황에서도...”[SPO광주]
- “오타니, 더 나은 팀에서 뛰고 싶을 것” 시즌 뒤 블록버스터 트레이드?
- 붙어보면 안다, 키움이 강팀인 이유를… 투수들이 광고를 잘 소환하니까
- 천재 유격수 위해, 韓·日 팬 합심해 커피차 선물…"반등할게요"
- 모두를 허망하게 만든 뜬공 실책…롯데는 3연패 늪을 자처했다[SPO 수원]
- [수원 게임노트]롯데의 결정적 실책이 만든 3연패…kt 소형준, 10승 달성
- 롯데 잡고 7연승…kt 이강철 감독 “소형준이 영리한 투구”
- [광주 게임노트] ‘김도영 3출루·김석환 홈런‘ KIA, 2연승으로 한화전 위닝시리즈 확보
- 아웃 한 개면 선발승 요건 갖췄는데...사령탑은 선수 보호가 더 중요했다[SPO광주]
- [잠실 게임노트] '3-2→3-4→5-4→5-6→8-6' 4시간11분 혈투…LG. 두산 꺾고 6연승 질주
- 2연투→하루 휴식→74구 역투…21살 영건의 기막힌 투혼
- '혈투 끝 6연승' 류지현 감독 "우리 선수들 자랑스럽다"
- "노력해도 안 돼"…예비 FA 포수 뜻밖의 휴식 선언, 왜?
- 결국 피츠버그가 호구였다… 역사에 남을 기막힌 트레이드 완성됐다
- 홈런왕도 거부한 홈런더비, '슈퍼스타' 오타니는 긍정적
- 타격왕에 도전하는 미친 유격수 등장… 오히려 팬심의 천장까지 깨고 있다
- 의문의 수비 시프트와 멀티 내야수의 실책…롯데 야구는 어디로 가는가
- ‘견적택’이 찍은 LG의 타격왕 후보… 헛바람 아니다, 다 이유가 있다
- 태극마크 우완투수 걱정? ‘10승 영건’ 소형준이 있습니다[SPO 인터뷰]
- 인생 경기 후 실수 연발...사령탑은 미래 안방마님에게 ‘성장’을 응원했다
- "김호령 한테 쉬운 타구 아닙니까"...다시 빛을 보는 ‘호령존’, 사령탑도 동료들도 모두 든든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