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두산 베어스 이영하 ⓒ 두산 베어스
▲ 두산 베어스 이영하 ⓒ 두산 베어스

[스포티비뉴스=김민경 기자] "이제 타자가 헷갈리기 시작한 거예요."

권명철 두산 베어스 투수코치는 이달 1일 1군에 올라와 여러 과제를 맡았는데, 그중 하나가 우완 이영하(25)였다. 이영하는 올 시즌 초반 12경기에서 4승4패, 61이닝, 평균자책점 4.72를 기록하고 있었다. 9이닝당 볼넷이 4.57개로 같은 기간 리그 선발투수들의 평균 수치인 2.42개를 크게 웃돌았다. 

사실 권 코치와 이영하는 지난해부터 슬럼프를 돌파할 방법을 찾고 있었다. 이영하는 2019년 선발투수 풀타임 시즌 첫해에 무려 17승을 거두며 '차기 두산 에이스'라는 타이틀을 단 뒤로 꾸준히 하락세였다. 권 코치는 지난해 이영하가 2군에 내려와 재정비할 때 여러 영상을 반복해서 돌려보며 문제점 찾기에 나섰다. 

권 코치는 "지난해 2군에 왔을 때 나와 (이)영하의 생각이 달랐다. 내가 지적했더니 자기는 그렇게 안 던졌다고 본인 느낌만으로 이야기하더라. '내가 볼 때 너 100% 투구 폼 달라졌다'고 하고 나서 코치들이랑 영상을 진짜 많이 봤다. 영하는 뒤쪽에서 엎어 던졌다고 했는데, 나는 하체를 밀고 나가서 상체의 꼬임으로 뒤에서 던지는 느낌이었지 엎어 던지는 게 아니라고 했다. 영하는 하체를 못 쓰고 엎어 던졌다고 생각하더라. 어린 투수들이 흔히 하는 경험"이라고 뒷이야기를 들려줬다. 

그리고 이영하는 지난해 불펜으로 복귀해 두산이 7년 연속 한국시리즈에 진출하는 데 큰 공을 세웠지만, 올해 다시 선발로 돌아와 또 한번 고전했다.  

권 코치는 이번에 이영하를 다시 지켜본 뒤 크게 2가지 조언을 해줬다. 하체 이동을 조금 더 신경 쓰면서 상체를 조금 더 기울여 보길 권했다. 그래야 지금보다 타점이 높아질 수 있다고 강조했다. 

또 하나 참고할 사례로 일본 요미우리 자이언츠 신인 우완 투수 오타 다이세이(23)를 이야기했다. 다이세이는 시속 158㎞짜리 강속구를 던지며 눈길을 끌었고, 올 시즌 27경기에서 22세이브, 평균자책점 2.70을 기록하며 리그 최정상급 마무리투수로 활약하고 있다.  

권 코치는 "일본프로야구 선수들도 자주 참고하는데, 다이세이가 '왼쪽이 너무 막혀 있으면 못 던진다'는 말을 하더라. 골반이 돌아야 던지는 공간이 나오는 경우가 있다. 그래서 영하한테 상체 기울기를 이야기하면서 왼쪽 다리를 닫아놓지 말고 공간을 만들어보자고 이야기를 했다"고 설명했다.    

이영하는 최근 2경기에서 변화를 시도한 효과를 체감하기 시작했다. 2승, 13⅔이닝, 평균자책점 1.98을 기록했다. 2경기 통틀어 볼넷은 3개로 줄이면서 삼진은 15개를 잡았다. 매번 타자와 볼카운트 싸움에서 밀려 5이닝을 버티기도 힘겨웠던 이영하는 더 이상 없었다. 

권 코치는 "영하 본인은 (변화가) 좋다고 하더라. 초구 스트라이크 비율이 80% 정도 나오고 있고, 지금 슬라이더 떨어지는 각도가 워낙 좋다. 직구 구속은 평균 147~148㎞가 나오니까. 이제 타자들이 헷갈리기 시작한 것"이라고 긍정적으로 바라봤다.  

이어 "안 좋을 때는 초구 볼, 2구 볼, 그러니 던질 게 직구 하나였다. 경기 운영이 좋아지니까 마운드에서 자신감이 생겼다. (박)세혁이도 영하가 초구 스트라이크를 던져 주니까 뭘 던지게 할지 계산이 서는 것이다. 초구 볼, 2구 볼 이러면 세혁이도 뭘 던지라고 할 수가 없다"고 덧붙이며 이영하가 지금 페이스를 유지하길 기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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