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시즌 중 두 차례의 양도지명을 겪는 우여곡절 끝에 새로 출발하는 아드리안 샘슨
▲ 시즌 중 두 차례의 양도지명을 겪는 우여곡절 끝에 새로 출발하는 아드리안 샘슨

[스포티비뉴스=김태우 기자] 2020년 롯데에서 뛰어 KBO리그 팬들에게도 잘 알려진 아드리안 샘슨(31‧시카고 컵스)은 올 시즌 첫 선발 등판이었던 6월 26일(한국시간) 세인트루이스전에서 5이닝 4피안타 5탈삼진 2실점으로 분전했다. 비록 팀이 져 승패와는 무관했으나 컵스 조직에 적잖은 인상을 심어줬다.

그러나 그 선발 등판이 있기 전까지 많은 우여곡절이 있었다. 샘슨은 26일 ‘시카고 선타임즈’와 인터뷰에서 “나는 난폭한 놀이기구였다”고 인정했다. 그만큼 올해 행보가 쉽지 않았다. 기대도 많이 걸었지만, 그만큼 좌절도 많이 했다.

지난해 시카고 컵스와 마이너리그 계약을 한 샘슨은 시즌 마지막 메이저리그에서 뛰며 빅리그 재진입에 성공했다. 10경기(선발 5경기)에서 35⅓이닝을 던지며 1승2패 평균자책점 2.80을 기록했다. 물론 리빌딩 팀인 컵스의 특수한 사정을 등에 업은 것도 있지만, 어쨌든 메이저리그에서 남긴 성적은 분명 고무적이었다. 아직 이 무대에서 뛸 수 있음을 증명했다.

그러나 시즌 뒤 샘슨에게 새로운 메이저리그 계약 제안은 없었다. 다시 컵스와 마이너리그 계약을 하는 게 최선이었다. 3개월 이상 이어진 메이저리그 직장폐쇄도 샘슨에게는 악재였다. 팀 마운드 사정을 틈타 다시 5월 9일 메이저리그 무대에 올라왔지만, 한 경기를 뛴 뒤 양도지명(DFA) 처리됐다. 컵스는 냉정했다.

그런 샘슨에게 손을 내민 팀은 시애틀이었다. 웨이버 클레임 형식으로 영입한 것이다. 하지만 샘슨의 기대는 금방 차갑게 식었다. 시애틀은 샘슨을 영입한 지 일주일 뒤 다시 양도지명 처리했다. 샘슨은 다시 FA 자격을 선언했고, 컵스는 6월 1일 샘슨을 재영입했다. 우여곡절이 많았다.

6월 20일 애틀랜타전에서 구원 등판해 4⅔이닝 1피안타 5탈삼진 무실점으로 역투했지만, 이번에도 컵스는 샘슨을 다시 마이너리그로 내려 보냈다. 뛰어난 결과에 잔뜩 기대를 걸었던 샘슨은 당시 상황에 화가 났다고 털어놨다. 샘슨은 “화가 났다”고 떠올리면서 데이비드 로스 감독을 비롯한 구단 수뇌부에 따져 물었다고 회상했다. 

샘슨은 “내가 이 일을 최선의 방식으로 처리하지 못한 건 인정한다. 하지만 나는 그에게 하고 싶은 말을 했다고 생각한다. 잘못된 말을 하면 사람들이 당신을 곁에 두고 싶어하지 않는다. 그래서 나는 내 생각을 정확하게 하려고 노력했고, 내가 그들의 결정에 만족하지 않는다는 것을 알리려고 노력했다”고 말했다.

하지만 컵스는 샘슨에게 이번 강등은 투수 로스터 조정에 따른 것이며, 샘슨에게 다시 기회가 있을 것이라 이해를 구했다. 그들은 약속을 지켰다. 샘슨은 세인트루이스 원정을 앞둔 24일 다시 메이저리그에 올라왔고, 26일 선발 등판을 성공적으로 마무리하며 웃을 수 있었다.

사실 마이너리그 계약을 한 선수라 신분은 불안정하다. 앞으로 또 마이너리그 강등이 있을지 모른다. 보장 계약이 아닌 선수들이 흔히 겪는 비애다. 그러나 샘슨은 실적으로 자신이 메이저리그에 있을 레벨이라는 것을 증명하고 있다. 시즌 3경기(선발 1경기)에서 평균자책점 1.86을 기록했고 피안타율은 0.147에 불과했다. 볼넷을 줄이는 안정적인 투구 내용으로 준비가 된 선수임을 입증했다.

샘슨은 이 사건을 설명한 뒤 “일단 마운드에 올라서면 나는 내 일을 시작할 수 있었다. 모든 양도지명과 그 밖의 다른 것들 앞에서 내가 가졌던 추진력을 유지할 수 있었다”면서 “다시 시작한다는 것은 흥분되는 일”이라고 미소 지었다. 샘슨의 잡초 같은 생명력은 아직 유지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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