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kt 위즈 박병호 ⓒ 연합뉴스
▲ kt 위즈 박병호 ⓒ 연합뉴스

[스포티비뉴스=김민경 기자] kt 위즈가 돈 쓴 보람을 제대로 느끼고 있다. 에이징 커브 우려를 샀던 베테랑 박병호(36)가 왜 '국민 거포'인지 하루하루 증명해 나가고 있다. 

박병호는 21일 수원 NC 다이노스전에서 KBO리그 새 역사를 썼다. 5-1로 앞선 5회말 선두타자로 나서 좌월 솔로포를 터트렸다. 볼카운트 2-1에서 NC 2번째 투수 김태경이 던진 시속 143㎞짜리 몸쪽 직구를 잘 받아쳤다. 올 시즌 홈런 20개째를 채우며 KBO리그 최초로 9시즌 연속 20홈런 대기록을 작성한 순간이었다. 

한국 최고의 홈런 타자 이승엽(46, 은퇴)도 이루지 못한 업적이다. 이승엽은 KBO리그 역대 최다인 통산 467홈런을 기록했지만, 1997년부터 2012년까지 8년 연속 20홈런에 그쳤다. 2013년 시즌 13홈런에 머물러 연속 기록 행진이 깨졌다. 

박병호는 2012년 넥센 히어로즈(현 키움) 시절 31홈런을 치며 생애 처음 홈런왕을 차지한 뒤로 단 한번도 20홈런 이하 시즌을 보낸 적이 없다. 2013년 37홈런, 2014년 52홈런, 2015년 53홈런으로 4년 연속 홈런 1위에 오르며 국가대표 4번타자의 탄생을 알렸다. 미국 메이저리그 도전을 마치고 돌아온 2018년에도 43홈런으로 부문 2위를 차지했다. 그렇게 꾸준히 홈런 타자로 기량을 유지하며 올해까지 9년 연속 20홈런을 달성했다. 

지난해와 올해 똑같이 20홈런을 쳤지만, 올해 박병호에게는 '부활', '회춘'이라는 수식어가 붙는다. 2020년 타율 0.223(309타수 69안타), 지난해 타율 0.227(409타수 93안타)에 그치며 에이징 커브가 찾아왔다는 평가를 받았다. 2시즌 다 홈런 20개는 꼬박꼬박 채웠어도 이제는 내리막길이라는 시선이 우세했고, 키움은 지난 시즌 뒤 FA 시장에 나온 박병호를 적극적으로 붙잡지 않았다. 

▲ 9년 연속 20홈런 대기록 달성을 축하받는 박병호 ⓒ 연합뉴스
▲ 9년 연속 20홈런 대기록 달성을 축하받는 박병호 ⓒ 연합뉴스

박병호가 키움의 박한 대우에 자존심이 상했을 무렵 손을 내민 게 kt다. 3년 총액 30억원 계약을 하면서 보상금 22억5000만원까지 쾌척했다. 이강철 kt 감독은 박병호를 영입한 순간부터 꾸준히 "박병호에게 에이징 커브가 왔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팀에 부족한 장타를 채워줄 수 있을 것"이라고 믿음을 보였다. 

추운 겨울을 보냈던 베테랑 거포는 사령탑의 무한 신뢰에 보답했다. 시즌 초반 중심타자 강백호(23)가 부상으로 이탈했을 때 박병호가 중심을 잡아줬고, 빼어난 1루 수비로 내야진에 안정감을 더했다. 

이 감독은 "(박)병호가 타격도 타격이지만, 수비에서 큰 도움을 주고 있다. 왼손 타자가 많아 1루 쪽으로 강한 타구가 잘 가는데, 잘 잡는다. 야수들의 송구가 불안할 때도 병호가 다 잡아주면서 야수들이 편하게 송구하게 해준다"고 칭찬했다. 

박병호는 kt 이적 65경기 만에 20홈런 고지를 밟으며 52억5000만원의 가치를 충분히 증명했다. 홈런 부문 1위로 2위 LG 김현수(13개)에 7개 앞선다. 덕분에 시즌 초반 부상자 속출로 휘청했던 kt는 22일 현재 33승33패2무로 5할 승률을 회복하며 5위로 올라섰다. 박병호는 시간이 흘러도 클래스는 변하지 않는다는 진리를 하루하루 그라운드에서 보여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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