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LA 에인절스 오타니 쇼헤이.
▲ LA 에인절스 오타니 쇼헤이.

[스포티비뉴스=고봉준 기자] 12연패의 책임을 지고 사령탑이 물러났다. 냉정한 프로의 세계에선 예고된 일이었지만, 이와 별개로 자신을 특급 선수로 키워준 스승을 향한 죄송한 마음은 숨길 수 없었다.

LA 에인절스는 8일(한국시간) 조 매든 감독 경질을 발표했다. 최근 12연패의 책임을 물었다.

올 시즌 초반 순항하면서 아메리칸리그 서부지구 선두까지 노렸던 에인절스는 5월 26일 텍사스 레인저스전 2-7 패배를 시작으로 내리 12경기를 졌다.

그러면서 에인절스는 30년도 더 묵은 어두운 기록을 꺼내게 됐다. 1988년 9월 19일부터 10월 3일까지 기록한 단일 시즌 12연패와 어깨를 나란히 했다. 또, 이듬해 개막전이었던 4월 5일 시카고 화이트삭스전 2-9 패배까지 이어진 구단 최다 13연패도 걱정할 처지가 됐다.

결국 분위기 쇄신을 위해 에인절스 구단은 2020년부터 지휘봉을 잡은 매든 감독과 결별을 택했다.

매든 감독은 지난 2년간 에인절스를 가을야구로는 이끌지 못했다. 그러나 업적이 없는 것만은 아니다. 대표적인 공로는 오타니 쇼헤이를 전무후무한 특급 이도류로 키워낸 일이다.

2018년 메이저리그 진출 후 투수와 타자의 갈림길에서 방황하던 오타니는 지난해 마운드와 타석을 고루 밟으며 최고의 스타가 됐다. 투수로서 23경기 9승 2패 평균자책점 3.18, 타자로서 158경기 타율 0.257 46홈런 100타점 103득점을 기록하면서 아메리칸리그 MVP로 부상했다.

그러나 오타니는 매든 감독의 경질로 스승과 더 이상 함께할 수 없게 됐다.

오타니는 8일 앤젤스타디움에서 열리는 보스턴 레드삭스와 홈경기를 앞두고 현지 취재진과 이야기를 나눴다. 주제는 역시 매든 감독 해임. 무엇보다 최근 부진했던 자신의 잘못을 먼저 언급하며 매든 감독에게 죄송한 마음을 드러냈다.

일본 스포니치아넥스와 주니치스포츠 등 주요 외신은 “오타니는 이날 ‘모든 것이 감독님의 잘못은 아니다. 오히려 몫을 다하지 못한 내가 죄송하다’고 말문을 열었다. 이어 ‘매든 감독님께 진심으로 감사한 마음이다. 감독님과 매일 이야기를 나누면서 무엇이 최선인가를 의논했다’고 말했다”고 보도했다.

오타니의 이도류 활약은 매든 감독의 결정 없이는 불가능한 일이었다. 특히 선발투수로 나오는 날 앞뒤로도 계속해 타자로 뛰게 한 전략은 쉽지 않은 선택이었다.

일본 풀카운트는 “매든 감독은 오타니에게 좋은 이해자였다. 통역을 통해 밀접하게 대화했고, 등판 전후 휴식일을 없애면서 9승과 46홈런이 가능하도록 했다”고 보도했다.

이를 잘 알고 있는 오타니 역시 “모든 것이 감독님만의 탓은 아니다”는 말로 복잡한 마음을 대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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