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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박함에 미신도 믿어봤다… 답답해도 미워할 수 없는, 마력의 외국인이 있다

▲ 22일 인천 LG전에서 결승타를 친 뒤 환호하는 케빈 크론 ⓒSSG랜더스
▲ 22일 인천 LG전에서 결승타를 친 뒤 환호하는 케빈 크론 ⓒSSG랜더스

[스포티비뉴스=인천, 김태우 기자] 22일 인천SSG랜더스필드에서 열린 LG와 경기에서 8회 결승타를 포함해 4안타 맹활약으로 팀의 역전승에 기여한 케빈 크론(29‧SSG)은 경기 후 재밌는 이야기를 털어놨다. 자신의 안타 비결로 ‘미신’을 이야기했다.

주중 두산과 3연전에서 어마어마한 비거리와 타구속도의 홈런으로 깨어나는 듯했던 크론은 21일과 22일 인천 LG전에서는 침묵했다. 9번의 타석에서 안타는 하나에 그쳤고, 볼넷은 없었다. LG 투수들의 바깥쪽 승부에 이렇다 할 활로를 찾지 못했다. 그런 크론의 눈에 들어온 건 최근 대활약을 펼치고 있는 팀 동료이자 주전 유격수 박성한이었다.

안타가 절박했던 크론은 다짜고짜 방망이를 들고 박성한을 찾아갔다. 기술적인 조언을 구한 게 아니라, 그냥 방망이를 박성한의 몸에 될 수 있는 대로 비볐다. 좋은 기를 받기 위한 처절한(?) 몸부림이었다. 크론은 경기 후 “사실 박성한 선수가 요즘 안타를 많이 기록하고 있어, 경기 전에 박성한의 몸에 배트를 엄청 비볐는데 그 기운을 가져온 것 같다”고 너털웃음을 지었다.

결과는 대성공이었다. 이날 크론은 4개의 안타를 기록했다. KBO리그에 온 뒤 한 경기 4안타는 이날이 처음이었다. 특히 1-1로 맞선 8회 1사 1,2루에서는 상대 특급 필승조인 정우영을 상대로 잘 맞은 우전 적시타를 뽑아내며 결승타의 주인공으로 우뚝 섰다. 안타를 확인한 뒤 크론은 1루 더그아웃을 향해 크게 포효했다. 1루 관중석에서는 환호가 쏟아졌다.

크론은 시즌 44경기에서 타율 0.270, 9홈런, 31타점, OPS(출루율+장타율) 0.801을 기록 중이다. 투고타저 흐름에서 외관상 성적은 그렇게 나쁘지 않지만, ‘성공’이라는 단어를 붙이기는 조금 애매하다. 우선 특정 코스에 약점이 도드라지고, 볼넷(6개)에 비해 삼진(46개)이 너무 많다. 게다가 기복도 심하다. 장쾌한 홈런을 터뜨리다가도, 또 어느 날은 답답하리만큼 무기력한 스윙으로 침묵한다. 여전히 크론에 애가 타는 이유다.

그러나 미워할 수 없는 마력이 있다. 우선 성실하고, 좋은 성적에 대한 절박함이 보인다. 여기에 일단 방망이에만 맞으면 뭔가 기대할 만한 타구가 나온다는 점도 있다. 정확하게만 맞으면 크게, 또 빠르게 간다. 크론은 올해 9개의 홈런을 쳤고, 평균 비거리는 리그 최고 수준이다. 19일 잠실 두산전에서 권휘를 상대로 때린 홈런의 타구속도는 무려 시속 180.2㎞, 비거리는 141.5m에 이르렀다. KBO리그에서는 보기 힘든 홈런이었다.

갈수록 나아질 것이라는 기대감은 있다. “이대로 퇴출되는 것이 아니냐”던 4월의 바닥을 지나, 5월부터는 서서히 감이 좋아지고 있다. 크론의 4월 OPS는 0.718이었지만, 5월 19경기 OPS는 0.908로 훨씬 나아졌다. 조정공격생산력(wRC+) 또한 126.5까지 올라와 어느 정도 안정 궤도에 올라섰다. 물론 크론의 스윙이 답답해 보이는 시점은 계속 올 것이다. 하지만 미신까지도 믿어본 절박함이 이어진다면 생존 경쟁에서 살아남을 수 있을지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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