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카밀라 발리예바는 2022베이징동계올림픽에 나설 기회를 얻을까? ⓒ연합뉴스
▲ 카밀라 발리예바는 2022베이징동계올림픽에 나설 기회를 얻을까? ⓒ연합뉴스
▲ 12일 공식 훈련 중 연기가 풀리지 않자 코치와 대화를 나누는 발리예바 ⓒ연합뉴스
▲ 12일 공식 훈련 중 연기가 풀리지 않자 코치와 대화를 나누는 발리예바 ⓒ연합뉴스

 

[스포티비뉴스=베이징, 이성필 기자] "발리예바가 무슨 잘못이 있겠는가. 그를 가르친 사람들이 문제다.'

12일 중국 베이징의 캐피탈 인도어 스타디움 내 트레이닝홀에는 러시아 취재진이 뒤덮었다. '약물 의혹'에 휘말린 카밀라 발리예바(16, 러시아 올림픽위원회)의 훈련을 보기 위한 인파였다. 신종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으로 인해 축소된 수용 인원 100명을 꽉 채웠다.

발리예바는 자신을 둘러싼 의혹을 감당하기 어려웠는지 점프 연습에 몰두하려 애썼지만, 쉽지 않았다. 빙판에 넘어지면 고개를 숙이며 얼굴을 감싸는 등 답답한 기색이 역력했다. 코치가 그대로 연기를 이어가라며 손짓했고 발리예바는 다시 점프를 점검했다. 

무엇보다 발리예바는 지난 7일 피겨스케이팅 단체전에서 남자 선수만 할 수 있다는 쿼드러플(4회전) 점프에 성공했다. 그런데 지난해 12월 25일 러시아 상트페테르부르크에서 열린 러시아선수권대화에서 채취한 소변 샘플에서 세계반도핑기구(WADA)가 지정한 금지 약물인 트리메타지딘 양성 반응이 나오면서 파장은 커졌다. 

러시아올림픽위원회(ROC)는 "2022 베이징동계올림픽에서 채취한 샘플이 아니지 않나. 당장 발리예바의 출전을 막지 말라"라며 국제올림픽위원회(IOC)를 향한 불만을 표현했다. 

그도 그럴 것이 러시아는 지난 7일 피겨 단체전에서 금메달을 획득했다. 이후 8일 발리예바의 도핑 파문이 터지면서 상황은 급변했다. IOC는 올림픽 도핑 검사 수행 단체인 국제검사기구(ITA)의 법률 검토를 거쳐 스포츠 중재재판소(CAS)에 재소했다.

▲  발리예바는 연습 중 3회전 점프를 집중해 연습했지만, 빙판에 넘어지며 어려움을 겪었다. ⓒ연합뉴스
▲ 발리예바는 연습 중 3회전 점프를 집중해 연습했지만, 빙판에 넘어지며 어려움을 겪었다. ⓒ연합뉴스

 

시점이 미묘해 IOC가 발리예바의 도핑 양성을 제대로 인지했는가에 대한 의문도 이어지고 있다. 12일 메인미디어센터(MMC)에서 열린 정례 브리핑에서는 IOC의 책임론에 대한 질문이 나왔다. 하지만, 마크 애덤스 IOC 대변인은 "모든 소통은 스웨덴 스톡홀름에 있는 WADA 검사실에서 한다. WADA의 책임이니 그쪽에 물어보라"라며 책임을 떠넘겼다.  

최초 발리예바의 도핑 양성을 실명 보도한 '인사이드더게임즈' 기자들에 대한 살해 협박 이야기도 나왔다. 하지만, 쉽게 정리되지 않는 분위기다. 애덤스는 "여러 감정이 격앙돼 있고 15세 선수 이야기다. 모든이들이 감정을 다스려줬으면 한다. 올림픽의 가치를 존중해달라"라는 원론적인 입장만 밝혔다. 

발리예바가 아직 미성년이라는 점을 고려해 출전 가능성에 무게를 두는 흐름이 이어지고 있지만 CAS 청문 절차가 빨라져야 한다. 무엇보다 발리예바의 부모 등 주변 인물에 대한 조사가 이번 사태를 여는 열쇠가 될 전망이다. 

애덤스는 "주변 수행 인원에 대해 조사 중이다. 예전에는 이런 부분이 간과됐지만, 그렇지 않다"라며 어린 발리예바를 누가 약물로 떠밀었는지 파악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IOC의 태도를 누고 러시아 매체 RBC의 한 기자는 스포티비뉴스에 "발리예바가 이토록 불안해하는 모습을 본 적이 없다. 아무래도 러시아 선수 3명(발리예바, 안나 쉐르바코바, 알렉산드라 트루소바)을 흔들기 위한 느낌이다. 단체전을 보라. 러시아가 메달이 박탈되면 누가 이득을 보는가"라며 미국을 겨냥했다. 단체전에서 러시아가 금메달을 손에 넣지 못하면 2위였던 미국이 승계한다. 전형적인 '음모론'을 던진 것이다.  

러시아는 2018 평창 동계올림픽에서 알리나 지기토바가 금메달을 획득했다. 2014 소치에서는 논란 끝에 아델리나 소트니코바가 저질 연기에도 불고하고 역시 금메달을 가져갔다. 전통적인 '금맥'을 흔든다는 것이 러시아의 시선이다. 

하지만, 약물 양성으로 그렇지 않아도 '도핑 청정지대'와 거리가 먼 러시아의 신뢰를 회복하기에는 쉽지 않아 보인다. 올림픽에서 러시아라는 국가명을 찾는 시간은 더 길어질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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