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FC 270, 오는 23일 SPOTV NOW와 SPOTV ON에서 생중계

 

UFC 헤비급 챔피언 프란시스 은가누(35, 카메룬)는 '프레데터(Predator)'라는 별명을 지녔다. 포식자라는 뜻인데, 먹이사슬 상위에 있는 육식동물을 가리킨다.

원조 프레데터는 돈 프라이(56, 미국)다. 프라이는 1996년 UFC 8 토너먼트 우승자로, 2011년 은퇴할 때까지 이 링네임을 썼다.

다카야마 요시히로와 난타전을 기억하는 팬들이라면 프라이 역시 '육식동물과(科)'라는 걸 부정할 수 없을 것이다.

그렇지만 은가누가 보여 주는 본능적인 움직임과 무지막지한 힘 때문인지 이 별명은 은가누에게 더 잘 어울린다. 슬램덩크 강백호처럼 '날 것'의 무언가가 있다. 

데이터도 은가누가 왜 '프레데터'인지 말해 준다. 총 전적 19전 16승 중 12승을 KO로, 4승을 서브미션으로 따냈다. 승리한 경기에서 피니시율이 100%다.

UFC에선 11승(2패)을 거뒀다. 옥타곤에서 이긴 경기 시간을 다 합해도, 33분 12초다. 경기당 3분 1초인데, 이것은 평균적으로 3분 언저리에 상대를 끝내 왔다는 의미다. 초반 폭발력만큼은 타의 추종을 불허한다.

▲  프란시스 은가누에게 '날 것'의 무언가가 있다.
▲ 프란시스 은가누에게 '날 것'의 무언가가 있다.

은가누가 어떤 존재인지 잘 설명하는 다섯 경기를 꼽아 봤다. △5위 케인 벨라스케즈 전 △4위 루이스 엔리케 전 △3위 자이르지뉴 로젠스트루이크 전 △2위 알리스타 오브레임 전 △1위 스티페 미오치치 2차전 순이다. (위 영상)

은가누의 경기를 보면 알 수 있는 신기한 점이 하나! 은가누는 펀치 파워만 있는 게 아니라는 것이다. 희한하게 아주 정확하다. 간혹 자세가 무너지는 경우가 있는데, 이때도 펀치에 힘을 실어 상대의 턱이나 관자놀이를 맞힐 수 있다. 벨라스케즈나 로젠스트루이크를 눕힐 때를 떠올려 보자.

코너 맥그리거의 말처럼, 정확성은 파워를 이기고 타이밍은 스피드를 이긴다(Precision beats power, and timing beats speed). 은가누의 경우는 '정확성+파워' 그리고 '타이밍+스피드'다.

여러 본능형 중 종합격투기에 가장 최적화된 헤비급 파이터가 아닐까 한다. 전성기 주니어 도스 산토스보다 더 수사자답다.

야수성은 흥행을 부른다. 캐주얼 팬들까지 모을 수 있는 대단한 매력이다. 은가누가 타이틀 방어를 이어 간다면 코너 맥그리거의 이름값에 다가갈 수 있다. 유럽과 아프리카를 아우르는 시장성도 눈여겨볼 만하다.

▲  시릴 가네는 야생성을 눌러 놓을 수 있는 조련사 기질을  지녔다. ⓒ스포티비뉴스DB
▲ 시릴 가네는 야생성을 눌러 놓을 수 있는 조련사 기질을 지녔다. ⓒ스포티비뉴스DB

물론 슈퍼맨에게도 약점이 있다. 은가누의 크립토나이트는 장기전이다. 초반 활로를 찾지 못하면 꼬인다. UFC에서 2패는 미오치치와 루이스에게 당한 판정패다. 판정으로 가기만 하면 졌다.

육식동물의 야수성을 잡는 게, 기술과 전략이다. 오는 23일 UFC 270에서 맞붙는 시릴 가네(31, 프랑스)는 은가누의 약점을 파고들 수 있는 조련사 스타일이다.

경량급처럼 날렵한 스텝에 좋은 눈을 갖고 있다. 중장기전 경험이 많아 초반 거리를 두고 싸우다가 운영으로 점수를 차곡차곡 쌓는다. 상대가 가랑비에 충분히 젖으면, 폭풍우를 몰고 가 끝내기도 한다.

가네는 신체 능력으로 따져도 은가누에게 밀리지 않는다. 탄력과 순발력이 발군이다. 은가누는 천부적인 재능에서 본능과 야수성을 앞세운 기술을 갖게 된 경우, 가네는 뛰어난 반사신경에 다양한 기술뿐 아니라 침착성과 전략수행능력을 강화한 경우다.

은가누가 강백호라면, 가네는 서태웅이다.

1993년 UFC 원년과 비교하면, 종합격투기 기술 수준은 엄청나게 올라갔다. 1990년대와 2000년대 UFC 또는 프라이드 체급별 챔피언들이 전성기 실력으로 지금 경쟁한다고 상상해 보면? 대부분 톱 10 진입에 버거워할 것 같다.

역사적으로 보면, 케이지에서 야수성은 전략에 점점 밀리고 있다.

다른 체급에 비해 여전히 야수성이 살아 있는 헤비급에서 테크니션 가네가 '프레데터'를 길들인다면, 그 의미가 상당하다고 평가한다. 헤비급에서도 육식동물의 영역은 줄어든다는 뜻이다.

헤비급 역대 최고의 본능형 파이터와 헤비급 역대 최고의 테크니션의 싸움이다. 종합격투기 역사에서 이정표가 될 수 있는 대결이다.

옥타곤에서 야수성이 통하는 영역은 남아 있을까, 헤비급에도 테크니션의 시대가 오는 것일까 궁금하다. 가슴이 웅장해진다.

전문가들은 서태웅 가네가 강백호 은가누를 잡을 수 있다고 생각한다. 해외 베팅 사이트에서 가네가 톱 독이다.

정찬성과 정다운도 가네의 승리를 장담했다. 이재선 해설위원, 김두환 해설위원의 생각도 같다. 손진수도 가네의 승리를 예상했다. 나 역시 가네의 승리를 점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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