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POTV NEWS=이교덕 기자] "마법과 같은 순간들이었다. 모든 스포츠에 그러한 때가 있다. 마이클 조던도 마법의 시기가 있었다. 사람들은 '조던은 어떻게 저런 플레이를 할 수 있지?'라고 말하곤 했다."

'스파이더' 앤더슨 실바(39, 브라질)는 화려했던 날들을 떠올렸다. 2006년 UFC 데뷔 경기부터 16연승을 쌓았다. 10차 미들급 타이틀 방어까지 성공했다. 포레스트 그리핀, 스테판 보너, 제임스 어빙 등 라이트헤비급 파이터도 꺾었다. 그는 세계 종합격투기 정점에 서있었다.

하지만 실바도 알고 있었다. '영원히 기억되는 업적을 쌓을 순 있어도, 영원한 선수는 없다'는 사실을. 실바는 "언젠가 나도 패할 것이라고, 그날이 오늘일지 모른다고 늘 생각하고 있었다"고 밝혔다.

실바는 2013년 7월 UFC 162에서 7년 6개월 만에 패배의 고배를 마셨다. 크리스 와이드먼의 펀치에 실신했고 챔피언 벨트를 넘겨줬다. 같은 해 12월 UFC 168에서 두 번째 만난 와이드먼에게 또 패했다. 이번엔 끔찍한 부상을 입었다. 힘껏 찬 로킥이 와이드먼의 무릎 방어에 걸려 왼쪽 정강이가 뚝하고 완전히 부러졌다. 실바는 수술실에 들어갈 때까지 고통에 몸부림치며 소리를 질렀다.

커리어가 끝날 수 있는 사고였다. 컨디셔닝 코치 호제리오 카모에스는 당시를 "내가 처음으로 옥타곤에 들어간 순간"이라고 기억했다. 실바는 카모에스에게 "신께서 왜 이런 일을 겪도록 하신 걸까요?'"라고 물었다. 카모에스는 실바를 진정시키려 노력했지만 "그가 고통스러워하는 모습을 보기가 너무 힘들었다"고 했다.




"사람들은 내가 천하무적이라고 생각했다. 하지만 절대 지지 않는 사람은 있을 수 없다." 실바는 지난 패배를 담담히 받아들이고 있었다. 오르막이 있으면 내리막이 있다는 걸 알았다.

정강뼈(tibia)와 종아리뼈(fibula)가 두 동강났다. 뼈를 붙이기 위해 정강뼈를 관통하는 철심을 박아 넣었다. 다시 옥타곤에 오르려면 오랜 시간이 필요했다.

가족들은 이대로 은퇴하는 것이 좋겠다고 권유했다. 프로 파이터의 삶을 마감하고 가족과 '언제나' 함께하는 아버지로 남아주길 원했다. 그러나 실바는 아직은 때가 아니라고 생각했다. 가족들에게 "이것이 바로 나 자신이고, 이것이 바로 내가 할 일"이라고 말했다. 그들은 1997년부터 승부의 세계에서 살아온 가장의 고집을 꺾을 수 없었다.

지난해 1월부터 복귀를 위한 재활에 들어갔다. 담당의사 안젤라 코르테스는 "실바가 왼쪽 다리에 무게를 실을 수 있도록 도왔다"고 했다. 물리치료사 구토 데메스키는 "실바가 수술 후 3주 만에 걷기 시작했다"며 그의 정신력을 높게 샀다.

2월 간단한 웨이트 트레이닝을 소화했다. 3월 왼발로 고무공을 차면서 근육을 붙였다. 4월 섀도우복싱을 했다. 5월 왼발로 미트를 차기 시작했고, 6월부터 정상적인 훈련에 돌입했다.

실바는 SNS에 자신의 재활훈련 모습을 담았다. 팬들은 빠른 회복속도와 그 속에 담긴 실바의 놀라운 의지를 보고 감탄했다. 실바는 "사람들에게 내가 회복되고 있다는 사실을 알려주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했다"고 했다. 그는 자신이 아직 여기에 있다고 외치고 있었다. 팬들의 응원을 원했다.

재활과정이 쉽지 않았다. 그는 "고통에 익숙해지리라 생각했는데, 실제는 그렇지 않았다"며 "다시는 이런 경험을 하고 싶지 않다. 누구에게도 이런 일이 일어나지 않길 바란다. 끔찍했다. 지금은 괜찮지만 몇 달간 너무 아팠다"고 지난 12일 브라질매체 '글로보(Globo)'와 인터뷰에서 밝혔다.

실바는 "하루하루 정신적인 사투를 벌였다"고 표현했다. 40% 줄어든 근육 양을 회복하기 위해 여러 피지컬 훈련을 소화해야 했다. 달리고 점프할 수 있게 되자 본격적으로 킥 훈련에 돌입했다. 인고의 시간을 보낸 실바는 "결국 움직임이 돌아왔다. 킥을 찰 수 있게 됐다. 내가 원하는 모든 기술을 쓸 수 있었다"고 말했다.

실바는 오는 2월 1일(한국시간) UFC 183에서 1년 1개월 만에 복귀전을 펼친다. 상대는 닉 디아즈다. 디아즈가 웰터급에서 활동해온 파이터지만 실바는 경계를 늦추지 않고 있다. "위험한 상대다. 우리 둘 모두에게 이 경기는 새로운 도전"이라고 의미를 뒀다.

여전히 실바의 복귀에 물음표를 다는 사람들이 많다. '은퇴시기를 놓친 것 아닌가', '트라우마 때문에 킥을 제대로 찰 수 있을까', '크리스 와이드먼에겐 힘들지 않을까' 등 부정적 시선이 적지 않다. 그러나 그는 복귀전에서 모든 해답을 내놓으려고 한다.

정점을 찍고 내리막을 경험했다. 그는 다시 올라갈 생각이다. 파이터의 심장은 여전히 뛰고 있다. "새로운 첫걸음을 내딛는 것과 같다. 인생의 또 다른 시작"이라며 "나는 계속 앞으로 나갈 것"이라고 다짐했다.

[사진] 앤더슨 실바 ⓒ 게티이미지
[영상] 실바 경기 ⓒ SPOTV NEWS




관련기사

저작권자 © SPOTV NEWS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