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존스 vs 코미어, 그래픽 김종래

[SPOTV NEWS=이교덕 기자] 한 가지 사건에 두 가지 기억이 있다? 세상사, 여기서부터 갈등이 생기는 경우가 많다. 내년 1월 4일(한국시간) UFC 182에서 라이트헤비급 타이틀을 놓고 격돌하는 존 존스(27·미국)와 다니엘 코미어(35·미국)는 첫 만남의 기억이 약간 다르다.

2010년 10월 22일 UFC 121의 계체가 펼쳐진 미국 애너하임 혼다센터. 존스는 UFC 라이트헤비급에서, 코미어는 스트라이크포스 등 타 단체 헤비급에서 활동하고 있어 둘이 케이지에서 만나리라고 누구도 예상치 못한 때의 일이다. 코미어는 당시 브록 레스너와 헤비급 타이틀전을 앞두고 있던 '아메리칸 킥복싱 아카데미(AKA)'의 팀 동료 케인 벨라스케즈와 함께였다. 브랜든 베라, 블라디미르 마츄셴코를 꺾으며 상승세를 타고 있던 22살의 풋풋한 존스도 이곳에 있었다.

코미어의 당시 기억은 이렇다. 존스가 그에게 먼저 다가와 "레슬러라고 들었다. 맞는가?"라고 물었다. 코미어가 "그렇다. 난 레슬러다"라고 답하니 존스는 "내가 너를 테이크다운시킬 수 있다고 확신한다"고 말했다고 한다. 코미어는 이때 존스의 발언이 꽤 공격적이었다고 기억했다. 지난 23일 폭스스포츠와 인터뷰에서 "난 존스의 팬이었다. 대단한 선수라고 생각했었다. 그는 정말 강해지고 있었다"고 회상하면서도 "그가 사람들과 교류하는 방식은 상대를 거슬리게 한다"고 악평했다. 지난 18일 셔독과 인터뷰에선 "첫 만남은 불쾌했다. 존스는 나에게 모욕감을 줬다. 그때 이후로 그의 사진을 벽에 걸어두고 쳐다봤다. 전성기의 존스를 깨부수길 원한다. 지난 4년 동안의 목표였다"며 이를 갈았다.

하지만 존스의 기억은 조금 다르다. 대화 내용은 비슷하지만, 본의는 그것이 아니었다고 했다. 존스의 말은 이렇다. 그는 지난 8월 MMA파이팅과 인터뷰에서 "내가 그에게 다가갔는지, 그가 내게 왔는지 확실치 않다. 코미어는 자신을 소개했고, 내가 장난스럽게 비꼬는 투로 '당신 레슬러냐'라고 하자 그가 레슬러라고 답하면서 이런저런 말을 했다. 그래서 '내가 너를 테이크다운시킬 수 있다'고 했다. 그런데 이건 친해지기 위한 말이었다. 레슬러들끼리만 통하는 농담 같은 것(inside joke)이었다"고 밝혔다.

존스는 코미어가 오해한 것이라고 했다. "그렇게까지 자존심이 강한지 몰랐다. 기분이 나빴던 것 같다. 그때 이미 코미어는 내가 그의 이름에 먹칠을 했다고 단정했던 것 같다. 복수심을 품기로 한 것 같다. 난 이 모든 것이 웃기는 오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첫 만남에서 모든 것이 결정되는 관계가 있다. 둘은 이미 4년 전부터 어긋나있었다.

이듬해 두 파이터가 직접적으로 부딪힌 사건이 발생했다. 2011년 세계 종합격투기 시상식(the MMA Awards)에서였다. 당시 코미어를 후원하던 의류업체 '트라우 MMA(Trau MMA Combat Apparel)'의 소유주 토드 렉스는 시상식 내내 존스의 옆에 앉아있었다. 렉스는 초면인 존스와 오랜 대화를 나누면서 그에 대한 부정적 인식을 걷어내고 있었다고 한다. 그러나 시상식이 끝나고 존스는 돌변했다. 렉스가 코미어를 후원하는 업체의 대표임을 알고 나서였다. 렉스는 한 팟캐스트 라디오 방송에 출연해 긴박했던 당시 상황을 설명했다.

렉스가 시상식이 끝난 후 로비에 서있던 존스에게 인사하러 다가갔는데, 그가 '당신이 코미어의 스폰서인가?'라고 물었고 '그렇다'고 답했더니 '그와 관계된 누구와도 가까이하고 싶지 않다. 당신에게 감정이 있는 건 아니지만 코미어의 스폰서라면 당신들과 섞이기 싫다'며 잘라 말했다고 한다.

그런데 멀리서 이 모습을 코미어가 보고 있었다. 그가 렉스에게 다가와 '무슨 일인가, 존스가 당신에게 무슨 말을 했는가' 물었다. 렉스는 별일 아니라고 넘어가려고 했지만, 계속되는 추궁에 자초지종을 이야기했다. 당연히 코미어는 폭발했다. 코미어는 로비에서 밖으로 뛰어나가 리무진을 타려는 존스의 팔을 잡고 "나와 무슨 문제 있는가?"라고 따졌다. 그러자 존스는 '너, 킹 모, 라샤드 에반스 모두 거만하다'고 이야기했고 코미어는 욕설을 섞어가며 '넌 나에 대해 잘 모른다'며 목소리를 높였다.

코미어는 존스가 레슬링에 빠지기 시작했을 때 이미 자신은 베테랑 레슬러였다는 이야기로, 첫 만남에서 갖게 된 불만을 표출했다. 존스가 내뱉었던 "내가 너를 테이크다운시킬 수 있다"는 발언이 2004, 2008년 올림픽에 미국 국가대표로 출전한 베테랑 레슬러의 자부심을 크게 건드렸던 모양이다. '악감정(Bad Blood)'은 이미 걷잡을 수 없이 커진 상태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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