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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LG 시절 임재철 ⓒ LG 트윈스
[SPOTV NEWS=박현철 기자] "사실 시즌 말미 엔트리 말소로 인해 상갓집에서 뵙기 전 가슴 한 구석 서운한 마음이 있던 것이 사실이다. 그러나 감독님의 말씀을 듣고 그 일말의 서운함이 풀리더라".

그가 자유계약선수로 풀렸을 때 많은 구단은 그에게 러브콜을 던졌고 일각에서는 ‘프리에이전트(FA)보다 짭짤한 영입일 것’이라고 평하기도 했다. 20대 선수를 뛰어넘는 강력한 체력과 국내 최고의 외야 송구 능력을 자랑하는 베테랑 임재철(38, 롯데 자이언츠)이 전 소속팀 LG 트윈스 양상문 감독에게 감사의 뜻을 표했다.

1999년 롯데서 데뷔한 뒤 삼성-한화-두산을 거쳐 올 시즌 2차 드래프트 1라운드로 LG 유니폼을 입었던 임재철은 53경기 2할4푼2리(66타수 16안타) 3타점으로 제 실력을 떨치지 못했다. 경기 내적으로 우타 외야 유틸리티 요원이 되어 중용될 것이라는 예상이 많았으나 불운과 슬럼프, 출장 기회 감소가 연달아 겹치며 말 못할 마음고생이 심했던 임재철이다.

시즌 후 방출을 요청해 새 둥지를 찾게 된 임재철은 프로 3년차 시절 자신을 따뜻하게 배려해 준 이종운 신임감독의 부탁에 롯데 유니폼을 다시 입게 되었다. 후배들에게 본보기가 되는 자기관리와 인품, 그리고 여전히 뛰어난 외야 수비 능력을 높이 평가받았다.

12일 전화 통화를 통해 임재철은 “아직은 부산으로 내려가지 않고 가족들과 시간을 보내고 있다”라며 운을 뗐다. 통화 중 아이들의 목소리가 섞여 들려와 굳이 말하지 않아도 자녀들과 시간을 보내고 있음을 알 수 있었다. 이야기 도중 임재철은 “양상문 감독님께 감사하다는 말씀을 드리고 싶다”라고 밝혔다.




“얼마 전 양 감독님께서 부친상을 당하셔서 부산으로 조문을 갔었다. 당연히 찾아뵈어야 하는 자리였지만 사실 가슴 한 구석 서운한 마음이 있었다. LG 이적 후 열심히 준비하고 한 시즌을 치르며 시즌 말미나 포스트시즌서 경기력으로 확실히 공헌하고 싶었는데 페넌트레이스 두 경기를 앞두고 1군 엔트리서 말소되어 그대로 시즌을 마치는 바람에 아쉽고 속상했었다”.

사실 대부분의 감독들은 처음 지휘봉을 잡았을 때 팀 컬러 변혁과 분위기 반전, 성적 상승을 위해 베테랑보다 상대적으로 젊은 선수와 유망주에게 꾸준한 기회를 부여하는 경우가 많다. 일부가 아니라 거의 모든 신임 감독들이 이러한 용병술을 펼치는 경우를 자주 볼 수 있다. 그 가운데서 베테랑 임재철의 출장 기회는 상대적으로 줄어들었다. 포스트시즌 엔트리에 이름을 올리지 못했음에도 덕아웃에서 응원을 아끼지 않던 임재철이 속앓이를 했던 이유다.

“양 감독님께서 ‘내가 LG에서 네게 해줄 수 있는 것이 널 자유계약선수로 풀어주는 것 뿐이었다’라며 도리어 미안해하시더라. 그 말씀을 듣고 서운한 마음이 싹 사라지며 오히려 굉장히 감사한 마음 뿐이었다. 사실 올 시즌의 모습으로 이렇게 선수 생활을 끝내고 싶지 않았다”.

지난해 두산에서 임재철에게 코치 수업 제의를 했듯 양 감독도 임재철을 LG 코치가 될 만한 선수로 내심 염두에 두고 있었다. 그러나 임재철의 현역 연장 의지가 워낙 강했음을 양 감독도 이미 알고 있었기 때문에 방출 요청을 받아들인 것이다. 팀 입장에서도 2차 드래프트 1라운드에서 뽑은 선수를 1년 만에 방출하는 것은 선택이 잘못되었음을 인정하는 달갑지 않은 일. 그러나 양 감독과 LG는 임재철을 배려해 아무 제약 없이 새 팀을 찾도록 도왔다.

“LG 감독으로서 내게 해줄 수 있는 마지막 배려라는 말씀에 새 팀에 제대로 적응하지 못하고 좋은 활약을 보여드리지 못했다는 죄송함도 더욱 커졌다. 이 기회를 통해 다시 제대로 ‘정말 감사합니다’라고 말씀드리고 싶다”. 내년이면 불혹인 임재철의 목소리는 연달아 울컥하며 떨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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